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이 블로그를 찾아오시는 분들이 있다면, 잘 지내고 계신지 모르겠습니다.
오늘은 그냥, 제 근황 이야기를 조금 할까 합니다.
음.. 저의 생활은 거의, 언제나 똑같습니다. 회사 근처에서 자취를 하고 있구요, 일을 하고, 돌아와서는 조금 쉬다가, 피티를 받으러 헬스장에 가고, 갔다 와서는.. 비록 인기는 없지만, 개인 블로그나 유튜브 활동을 하고, 시간이 되면 잠을 자는, 지루하면서도 똑같은 패턴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익숙한 이 패턴을 깨야, 여자를 만날 수 있을 것 같고, 결혼을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런 방법이 정말, 잘 보이지 않네요. 작년만 해도 동아리도 가끔 나가고 그랬는데, 여자를 꼬시는 데 몇 번 실패하고 나니, 새로운 곳을 나가고 싶은 마음도 많이 사라져서, 집에만 있게 됩니다. 세월에도, 무감각해지게 되더군요.
엊그제는, 헬스장을 가는데, 맑은 날인데도 날씨가 그렇게 덥지가 않더라구요. 갑자기, 세월이 느껴졌습니다.
올해를 시작하면서, 여름까지는 여자친구를 만나고, 가을에는 결혼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다고 상상했었습니다.
허나, 이번 봄에 결정사에서 만나 짧게 사귀었던 여자와는 서로 맞지 않는다는 것만 확인한 채 헤어졌고, 그 이후에는 누구와도.. 진전이 없었고, 그렇게 결국, 9월이 되었고, 38.75 살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나이 40이 이제 거의 코앞인데, 30살 되었을 때보다, 두려움이 더욱 더 크게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얼마 전에는, 한 3주만에 본가에 찾아가서 부모님을 뵈었는데, 눈에 띄게 야위신 아버지를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친구분 밭에 가서 일을 도와주셨다던데, 그 뒤에 열사병에 걸려서, 갑자기 10키로나 빠지셨는데, 정말 걱정이 많이 되었습니다. 원래는 되게 건강하신 분이었는데, 이젠 나이가 많이 들어 버리셨구나, 확 깨닫게 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또, 얼마 전에는 저와 나이가 비슷한 제 회사 동료 남편께서 갑자기 심장마비로 돌아가셔서 장례식장을 다녀오기도 했습니다.
죽음이 아니더라도, 주변 친구들 중에는, 벌써 이곳저곳 아픈 친구들이 꽤 많습니다. (당뇨 고지혈증 등등부터 시작해서, 목 허리디스크, 사고당한 사람 등등)
아직 저는 많이 아픈 부위는 없지만, 이제는, 꽃다운 젊음의 시기는 확실히 지난 것 같고, 제 주변에, 죽음의 그림자가 조금씩 드리워지는.. 그런 시기가 오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저는 저에게 드리우는 ‘죽음의 그림자’ 가 두렵습니다.
저는 정말로, 결혼이 하고 싶습니다. 그러나, 제 주변에 생기는 일들처럼, 저에게도 나이가 들면서 어떤 일이든 생길 수 있습니다. 지금도 결혼하기가 정말 어려운데, 이러면 안되지만, 제가 갑자기 병에 걸리거나, 사고 등으로 크게 다쳐, 죽음의 그림자가 가까워진다면, 결혼 가능성은 제로로, 엄청나게 떨어질 확률이 큽니다. 동화처럼, 제 내면만 보고 반해서 결혼을 할 사람은 거의 없을 테니까요.
또한, 부모님께서 그나마 건강하실 때, 결혼해서 행복하게 사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니, 마음도 더 급해졌습니다.
저와 제 주변의 상황이 바뀌기 전에, 꼭 제 반려자를 찾고 싶습니다.
그러나, 요즘에 소개팅을 하다 보면, 정말 이런 사람과 결혼하느니 차라리 혼자 살겠다는 생각이 드는 사람들만 나오더라구요.. 물론, 제가 차인적도 있구요 ㅋ... 나머지 사람들은, 정말 제 타입이 아니거나, 아니면 성격이 굉장히 드세거나 너무 당당해서 타협의 여지가 없는 그런 사람들..
알고 보면 이른바 제 수준이 그 정도라고 주변 사람들이 생각하기 때문에 그런 사람들을 소개시켜 준 것일 테니, 제 마음에 들지 않는 그런 사람들이라도 눈 딱 감고 만나서 결혼을 해야 하는건가, 내가 너무 외모기준이나 인성기준을 까다롭게 보는 게 아닌가, 정녕 제 눈과 귀를 찔러야 하나, 그런 생각까지 하게 됩니다.
정말, 제 심장을 뛰게 하는 사람이 나타난다는 것이 얼마나 기적 같은 일이었을지.. 생각하게 되고, 어렸을 적 느꼈던, 가슴뛰고, 가슴 시리는, 그런 감정들이 너무나도 그리워집니다.
요즘, 헬스를 하다가, 거울로 문득 보이는 제 얼굴. 처진 턱살과 팔자주름. 2년 전만 해도 소개팅을 하면 동안이란 소리를 자주 들었는데, 이제는 그런 얘기들을 하지 않더라구요.
나이가 들어가는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인데, 그렇다면, 여자분들이 혹할 수 있는, 제가 어필할 수 있는 저의 장점을 키워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지만, 그것도 참 어려운 것 같습니다.
어렸을 때, 저는 부모님과 선생님 말을 잘 듣고, 공부를 잘 하는 학생이었습니다. 공부를 열심히 할 수 있었던 건, 중간 기말고사 등, 이른바 끝나는 시점이 있었고, 제 점수를 즉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기 때문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조금 다른 것 같습니다. 누구도 목표를 제시해 주지 않고, 끝나는 시점도 없는, 죽어서야 비로소 끝이 나는, 인생은 힘든 마라톤.. 어떤 인생을 살아야 좋은 건지 아무도 말해주지 않기 때문에, 그래서, 저에게는 지금의 삶이, 학창시절보다 더 어려운 것 같습니다.
한달에 월급의 2/3 이상을 저축하고, 맛있는 거 먹고 싶어도 최대한 참고 회사에서 해결하거나, 정 먹고 싶으면 레토로트 음식을 사먹으면서, 그렇게 아끼면서, 나름 성실하게 잘 살아오고 있고, 여자분들의 요구를 웬만하면 다 들어주는 유순한 성격이기는 하지만, 뻔한 회사원에 뻔한 월급, 저보다 능력있는 사람도 너무 많기 때문에, 물가가 높아지고 경기가 어려워질수록 제 가치도 계속 떨어지는 느낌이고, 이것만으로는 이성에게 좋은 인상을 주기 부족한 것 같습니다.
무엇을 해야 제 자신이 행복하고, 이성에게 어필도 할 수 있을지 정말 모르겠습니다. 마치 게임처럼 모든 것이 수치화되어 있다면, 차라리 그걸 채우기 위해 노력할 수 있을 텐데, 그게 아니니까요..
마음에 드는 이성은 저에게 오지 않고, 이성이 없기 때문에 행복하지 않고, 그렇다면 무엇을 위해 돈을 모으며 열심히 인생을 사는지 모르겠고, 이성 어필과 관계없는 활동은 이제 하기 싫고, 그렇지만 무엇을 해야 할지 잘 모르겠고, 그러면 익숙한 것들만 그냥 계속 하게 되고, 의미없는 시간의 쳇바퀴를 돌다 보면 남는 것은 제 늙은 얼굴뿐이니, 자꾸만 이 고통의 굴레를, 후회할 걸 알면서도 다 그냥 놓아버리고 싶은 마음이 커집니다. 이런 마음 때문에, 회사에서도 의욕이 떨어져서 티가 나는 것 같고, 집에서도 자기계발보다는.. 더 누워있게 되는 것 같습니다. 집안도 점점 더 엉망이 되어가고 있는 것 같구요.
그저, 제가 누워있는 원룸과 가끔씩 소개팅녀에게 맛있는 것을 사줄 수 있는 능력.. 지금 이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억지로 살고 있다는 생각만 가지고 있으니, 인생이 즐겁지 않은 것 같습니다.
이렇게 제 마음이 행복하지 않은데, 행복하지 않은 티를 내면 여자분이 저를 좋아하지 않을 테니, 밝은 척하면서 웃으며 얘기하고, 여자들의 감정을 받아주는 것도 이제는 힘이 들고 지치네요.
정말, 혼자 살면서도 멘탈 유지하면서 멋있게 사시는 분들은, 대단한 것 같습니다.
이런 복잡하고 허탈하고 무기력한 마음을 풀기 위해, 저는 혼자 여행을 가곤 합니다. 울창한 숲길이나 공원을 걷다 보면, 그 순간만큼은 잡념이 날아가는 기분입니다만, 길에 돌아다니는 커플들이나 부부들을 보면, 내가 이럴때가 아닌데 하는 생각, 정말 중요한 문제를 회피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에 더 답답해집니다.
또 답답한 건, 현재 유일한 매칭 방법인, 결정사 소개가 2~3주에 한번으로 굉장히 늦더라구요. 처음 가입했을 때는 1주에 1번씩 소개시켜 주시더니.. 환불 기준인 다섯번이 넘어가니까, 피드백도 좀 늦어지는 것 같고, 약간은 대충대충 해주시는 게 눈에 보입니다.
그렇다면 결정사를 한 개 더 가입해야 하나.. 그런 생각도 해 봅니다.
이런 복잡한 상황에 놓이기 전에, 꽃다운 젊음의 시기에 결혼을 했어야 했는데, 인생에서 몇 번의 잘못된 선택으로 늦어 버렸고, 이제는 주변에 이성도 많이 없어져서, 예전보다 여자친구를 사귈 수 있는 난이도도 높아졌다는 것을, 뒤늦게 깨닫고 있습니다.
지난 건 어쩔 수 없겠지요..
그래도.. 아직 끝난 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힘들지만, 막차를 타보겠다는 마음으로, 오늘도 맛있는 돈까스 대신, 샐러드를 사먹으며, 운동을 하며, 관리를 해 봅니다.
비슷한 분들이 있다면, 힘내시길, 바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