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잘 지내고 계시지요..?

 

얼마전에는, 혼자 부산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물론.. 여자친구랑 있어도 좋겠지만, 저는 솔직히, 혼자가 더 편한 것 같습니다.

 

벌써 39살.. 시간이 지나면 결혼을 하기가 더 힘들거라는 것을, 머리속으로는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어플 및 결정사 소개팅에서는 인연의 엇갈림만 계속 되었고,

인연을 겨우 만난다고 해도, 결혼을 위해서는 상대방의 약간은 이상한 성격이나, 다른 사고방식, 나에게 화내는 점 등등에 대해 어느정도는 참고 타협하면서 상대방의 장점만 보려는 노력을 계속 해야 하는 것 같아요.

 

연애, 그리고 결혼. 산넘어 산입니다......

 

 

어렸을 때는, 관계를 위해 참고 타협하는 것이 가능했던 것 같은데, 지금은 머리가 커져서 그런지.. 저와 다른 사고방식을 보여서 기분이 이상해지면, 겉으로는 대화하는 척은 하지만, 속으로는 “역시 이 여자도 똑같구나” 하며 정이 떨어지는 것 같습니다.

나이가 들수록, 생각만 복잡해지니 큰일입니다.

 

그건 그렇고, 이 블로그에는 정말 오랜만에 글을 올리게 되었네요.

사실 제가 블로그를 3개 운영하고 있고 (블로그 시작한건 10년 정도 됐는데, 잘 된 건 하나도 없음 ㅋ..), 유튜브 채널도 두개 운영하고 있고 (한 개는 구독자 8200명, 한 개는 글 쓸 당시 구독자 800명), 그 중에 이 블로그는 제 지인 아무도 모르는, 제 가장 깊숙한 이야기를 쓰는 곳입니다.

나름 골고루 시간을 들여가며 관리하고 있는데, 눈에 띄게 잘 된 곳은 하나도 없어서 좀 현타가 오는 것 같아요. 공부 등, 더 귀중한 곳에 시간을 써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구요..

 

하지만, 이 블로그를 좋아해 주시는 분들을 위해, 썰을 올려보려 합니다.

 

댓글을 보다 보니, 소모임 어플 썰은 없냐고.. 물어보는 분이 계시더라구요.

네 그럼요.. 있습니다.

제가 소모임을 많이 나간건 아니지만, 나름 이런저런 노력도 했었구요, 생각나는 한 여자분도 있습니다.

그럼 한번, 소모임 썰을..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정녕, 내가 이 정도인 것일까?"
소모임 썰을 시작하며... 

 

어느 더웠던 여름,

언제나 그랬듯, 저는 스카이피플과 지인 소개팅들을 열심히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프사기를 많이 당하기도 했고, 제 마음에 드는 사람이 나온다고 해도, 항상 차이기 일쑤였습니다.

 

(이 블로그에, 제가 겪었던 어플 소개팅 후기들 몇 개를 적어 놓았습니다. 심심하신 분들은 한번 보셔도..)

 

저는 속상했습니다.

“정녕.. 내가, 이정도인 것일까..?”

주변을 보았습니다. 저보다 못생긴 것 같은 남자들이, 예쁘고 성격좋은 여자들을 충분히 만나고 있더라구요.

 

부럽다. 추남 미녀 커플.....!!!!

 

그런 사람들은, 동아리나 학교, 교회 등.. 이른바 ‘자연스러운 만남’ 을 통해, 정말 인기가 많아서 소개팅 시장에 나오지 않을 사람들을 만난 것이었습니다.

정말.. 그런 커플들이 너무나도 부러웠습니다.

그러나, 혼자 노는 것을 좋아하고, 단체 만남을 싫어하는 저로서는, 불가능한 만남들이었습니다..

 

자연스러운 만남, 방법이 없을까?

매번 어플만남으로 이상한 사람들만 만나는 데 지친 저는, 뻔한 그 만남의 틀을 깨고 싶었고, 남들처럼 괜찮은 사람들을 사겨보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동아리 가입하는 방법을 좀 찾아봤더니, ‘소모임’ 이라는 어플이 있더라구요.

 

1. 와인 동호회 - 선남선녀들이 모여있는 곳. 그러나..

 

맨 처음 눈에 띄는 건 ‘와인 동호회’ 였습니다. 지역도 가깝고, 사진..을 보니까,

와인 동호회 여자들. 이런 스타일의 프로필들이 많았음...

 

여자분들이 굉장히.. 예쁘더라구요.

 

그래. 소개팅에 안나오는 여자들은 바로 여기 있구나. 마치 보물을 찾은 기분으로 싱글벙글, 자기소개를 쓰고, 제일 사기적으로 잘 나온 사진을 올린 뒤, 가입 수락 신청을 했습니다.

 

그런데, 음.. 하루 정도 지나고, 저는.. 이유없이, 가입을.. 거절.. 당했습니다..

가입 거절 사유는 없었다. 그냥 "." 찍혀있었음..

 

제 사진을 본 운영진들이.. 제 스타일을 보고, 저를.. 받아주지 않았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 정말 열받고 짜증이 났지만, 저는 키도 별로 크지 않고 잘생기지도 않은 터라, 현실을.. 받아들이는 수 밖에.. 없었습니다.

 

2. 미술동호회 - 역시, 소모임도 누군가의 사업 플랫폼이었다. 

 

그래, 그렇다면.. 자연스러운 만남을 위해, 여자들이 많이 하는 취미 활동을 하면 어떨까?

 

저는 남중, 남고를 나왔긴 했지만...

나름 중학교때 미술반을 한 경력이 있어요. 석고 뎃셍도 좋아했고, 책상 사이에 이젤 끼워 놓고 탁구치는 것도 좋아했었답니다.

 

예전에 제가 화방에서 색칠했던 작품. 잘 했죠?ㅋㅋ

 

그림 그만둔 지 오래 되긴 했지만, 용기내어 미술 소모임에 가입해 봤습니다.

실제로도, 여자 회원들이 절반은 되더라구요.

바로 모임 참가 신청을 했구요, 회사 퇴근하자마자, 한시간 반 정도 버스 및 지하철을 타고, 가산디지털단지 쪽의 한 카페로 갔습니다.

 

성비는 거의 1:1로 맞춰져 있었고, 4인 테이블에 뻘쭘하게들 앉아 있으면, 동호회 운영자가 도화지와 연필, 물감 등 그림 도구들을 줍니다. 한번씩 일어나서 자기소개를 하구요,

미술 소모임은 대충 이런 분위기

 

한 두시간 정도, 인터넷 사진 등을 보고 자유롭게 그림을 그리는, 간단한 시스템입니다.

제 기억에 한 40명 정도 왔었고,

참가비는 "남자 2만원, 여자 만원".. 이었습니다.

음료도 없고, 솔직히 카페 대여를 한다고 해도.. 카페가 메인 도로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반지하에 위치해 있어, 정말 많이 남을 것 같더라구요.

모임장님이 젊은 여성분이었는데, 모임을 주최하고 이윤을 남기는, 일종의 사업처럼 되어 있는 것 같았습니다.

 

2시간 동안 거의 대화 없이 그림을 그리고, 인근의 부대찌개 집에 가서 밥을 먹었습니다.

아참, 밥값은.. 별도였습니다. 쩝.

 

사실, 그림을 그리면서 주변을 보니, 귀엽다고 생각되는 여자분이 있었습니다. 인근 중소기업에서 그래픽 디자이너를 하고 있던 당시 34살 여자였는데, 대학생으로 의심했을 정도로 동안이었고, 흰 피부에 키 작은 미녀였습니다.

그녀와 같이 밥을 먹기 위해 눈치를 보며 졸졸 따라갔고, 결국 같은 테이블에서 저녁을 먹게 되었습니다.

그 테이블에는 남자 3, 여자 1.. 이렇게 앉았고,

그 여자에게 잘 보이기 위해 남자 3명이서 보이지 않는 경쟁을 벌였습니다. 저도 나름 명랑하게 보이려고 하고, 농담도 많이 던졌던 것 같아요.

 

끝나고, 2차를 가려 이동하고 있는데, 그녀가 집에 가더라구요.

그 여자는 마음에 드는 남자가 없었나 보다.

 

일행을 한 30초 정도 따라가다, 왠지 다음에는 그녀를 못 볼 것 같다는 느낌이 들어, 집이 멀다는 핑계로 2차 가겠다는 약속을 번복하고, 그녀를 빠른 걸음으로 따라가서 말을 걸었습니다.

운이 좋게도 지하철이 같은 방향이었고, 한 20분 정도 얘기를 했습니다. 그림 잘 그리신다고, 동안이시라고, 똑똑하신 것 같다고 등등 엄청 분위기를 띄웠고,

“요즘, 부동산 임장에 관심 있어서 혼자 이곳저곳 돌아다니고 있어요~”

라고 하셔서, 다음번에 같이 구경가자고 전화번호를 주고받은 다음 그녀와 헤어졌습니다.

집에 들어가서 빠이빠이 카톡을 하고,

실제 카톡 중 일부를 발췌하였습니다.

 

한 2주 정도 지난 뒤에 다시 연락을 하였지만.. 그녀는 역시나 관심 없는 티를 팍팍 내면서 바쁘다고 하더라구요.

 

 

시간되면 연락을 다시 해준다고 하니.. 제가 다시 연락을 또 할 수는 없었고,

렇게, 끝났습니다.

 

3. 직장인 술모임, 그곳은 정글

 

그날 저녁, 씁쓸한 마음으로 동네 친구와 함께 치킨집에서 술을 마셨습니다. 근데, 그 친구가 알고보니 소모임 매니아더라구요. 직장인 모임을 나가서, 술을 엄청 마시며 다른 남자들과 경쟁해서 여자를 꼬시고, 자기 자취방에도 데려가고, 그리고 또 다른 직장인 모임을 나가서 새로운 여자를 꼬시고.. 이런 생활을 반복하고 있는 친구였습니다.

솔직히 음.. 이러면 안되지만, 그런 얘기를 들으니 저도 호기심이 좀 생겼습니다.

이런 룸 술집에서 술모임을 했었다.

 

그 친구의 조언대로, 얼굴을 보지 않는 직장인 술모임에 가입하고, 4:4 미팅 번개를 나갔습니다.

회비는 "남자 4만원, 여자 2만원"..

 

여자분들은 다들 외모가 꽤 괜찮았어요. 교사 2분과, 중소기업 회사원 2분.

저희는 한의사 1명과, 공기업 1명, 저를 포함해서 대기업 다니는 2명. 이렇게 있었습니다.

한의사 그 사람은 말을 되게 잘 하더라구요. 술게임도 주도하고, 전공지식뿐 아니라, 연예, 와인 등등.. 여자들이 좋아할 만한 얘기를 많이 하는 모임 고인물이었습니다.

공기업 다니는 사람은, 건실한 훈남 이미지였습니다.

공기업남은 차은우를 닮았다... 인정할 수 밖에.

 

말을 많이 하지는 않는데, 한마디 할 때마다 여자들의 반응이 너무나도 좋았습니다. 역시, 얼굴이 잘 생긴 사람은 뭘 해도 잘 풀리네요.

반면, 저와 제 옆에 있던 사람은.. 잘 생기지도 않고, 말을 엄청 잘 하는 편도 아니었습니다. 여자들이 말을 잘 받아주지 않으니, 제가 말을 할 때마다 분위기가 싸해지고, 대화가 끊기고, 소외감이 들었습니다.

 

모임 고인물인 한의사의 주도 아래 여러 술게임을 했습니다. 이미지 게임을 했는데, 좋은 이미지는 한의사와 공기업 훈남에게 모이고, 왠지 모르겠는데 나쁜 이미지는.. 항상 저에게 몰리더라구요.

예를 들면, 밤에 할 때 힘이 제일 없을 것 같은 사람, 변태일 것 같은 사람 등등.. 조금 짜증나긴 했습니다.

(여자들이 저런 질문을 했었다...)

 

약간 취한 상태에서 쉬는 시간, 화장실 타임..

공기업 훈남과 한의사가 먼저 화장실로 가니, 여자들도 우르르 나갔고, 저도 혼자 맥주 홀짝홀짝 하다가 화장실로 갔습니다. 여자 화장실 앞에서 웃는 소리.. 멀리서 보니, 그 두 남자와 여자들이 전화번호를 주고받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저도 가볼까 했지만, 본능적으로 제가 낄 자리가 아니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내가 낄 자리가 아니었다.

 

속상한 마음에 술이나 잔뜩 마시고, 11시가 되니 여자들은 먼저 자리에서 일어나고, 남자들끼리 순대국밥집에서 소주를 마시며 다른 남자들의 술주정이나 받아주다가 새벽에 다시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여자들에게 철저히 무시당하고, 들러리가 된 기분을 느끼니, 정말 처참했습니다. 키가 작은 편이고 잘생긴 편이 아닌 저는, 그런 소수의 1회성 모임에서는 살아남을 수 없는 사람이라는 걸 깨닫게 되었습니다.

 

4. 또다른 직장인 모임 동호회, 드디어 연애에 성공하다.

 

그래.. 이번이 마지막이다.. 하나만 더 가입해 보고, 그만두기로 했습니다.

몇날 며칠을 고민하던 끝에, 이번에는 회원수가 엄청 많은, 명함 인증을 하는 대기업 직장인 모임 동호회에 가입하였습니다.

 

이런 모임이었습니다.

 

여기는 남녀 모두 n 빵으로 회비가 동일해서, 마음에 들었습니다.

일주일에 한번 주말에, 성비 1:1로 약 20명 정도 모집해, 맛집 등에 가는 메인 모임이 있었는데, 집돌이긴 하지만 몇 번만 가보자 생각하며 부지런히 참석했습니다.

그 동호회에서는 반드시 지켜야 할 룰이 있었습니다.

 

“만남 자리에서 서로의 연락처를 대놓고 묻는 것을 금지”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모임을 나가도, 그냥 주변에 앉은 사람들과 쓸데없는 대화만 하다가 끝나게 되더라구요.

모임의 겉모습은 그렇게 그냥 맛집에서 술한잔 하며 스트레스 푸는 거였지만, 알고 보면 그렇지 않았습니다.

 

모임 처음 나갔던 날, 1차가 끝나고, 이어서 2차 호프집에 갔습니다.

근데, 호프집에 들어갔는데도 다들 자리에 앉지 않고 눈치만 살살 보고 있더라구요. 아무것도 모르는 저만 구석 테이블 자리에 먼저 앉았습니다. 여자애들 중, 미니스커트, 원피스를 입은 예쁜 사람들이 제 반대쪽에 앉았는데, 남자들이 눈치를 보다가 다 그쪽으로 몰려가더라구요..

결국 제 테이블에는 저처럼 적극적이지 못한, 못난 남자들만 앉았는데, 왠지.. 마치 고향에 온 것처럼 굉장히 마음이 편하더라구요. 다른 테이블보다 소주 맥주를 몇 배나 더 주문해서 달렸습니다. 저도, 여자애들과 있을 때보다 훨씬 더 편하고 재미있게 이야기를 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한창 잘 놀고 있을 때, 건너편 테이블에 있던 어떤 남자분이 잠깐 오더니, 진지한 표정으로 한 마디 합니다.

 

“여기 이러려고 오신 건, 아니시잖아요. 시간 낭비 하지 마세요.”

 

남자들끼리 놀지 말고, 마음에 드는 사람이 있으면 적극적으로 어떻게든 공략을 하라는 것이었습니다. 정신 차리고 주변을 보니, 정말 보이지 않는 전쟁이 벌어지고 있더라구요.

 

직장인 동호회를 가입한 목적, 아니라고 해도 뻔하지 뭐!!!!ㅋㅋ

 

테이블 아래로 몰래 번호를 주고받거나, 화장실 갈 때 따라나가거나, 아이스크림 먹자고 편의점 갔다오거나, 술게임 하면서 벌칙으로 번호를 주고받는 등.. 운영진이 하지 말라고 해도 다들 알아서 본인만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저는 그런 일들이 남사스럽고 부자연스럽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하지 않았는데, 그런 말을 들은 이후로 저도 바뀌어야겠다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잘생긴 사람들에게 밀리긴 했어도, 술자리에서 적극적으로 말도 걸어보고, 마음에 드는 사람에게 초코에몽 선물도 줘 보고, 1차 뒤에 2차 가려고 자리 옮길 때 마음에 드는 여자 옆으로 따라가서 연락처도 물어보고 했습니다.

한번은 어떤 중학교 선생님한테 전화번호를 물어봤었는데, 자기는 선생님이라 연락처를 바로 드리는 게 조심스럽다고 (?) 오픈카톡으로 대화를 하자 하셔서, 결국 전화번호까지 얻지는 못했지만 대화를 나눴던 기억이 나네요.

아참, 저에게 여자들에게 적극적으로 하라고 조언을 해 주신 그 남자분은.. 카톡을 보니, 1년 뒤에 바로 예쁜 여자분 만나서 결혼하셨더라구요. 축하합니다..

여튼, 제가 여자들에게 더 적극적으로 바뀌겠다고 생각했고 행동했지만, 큰 소득은 사실 별로 없었습니다.

소개팅은 많이 해봤지만, 단체에서 이성을 사로잡는 방법은 다르다.

 

원래 그렇게 여자를 꼬셔왔던 사람들보다는 내공이 딸리는 게 사실이었지요.. 좌절에 좌절을 경험하고 있었습니다.

 

그래도, 한 7번 정도 열심히 그 모임에 나갔는데, 자꾸 눈이 가는 어떤 여자분이 있었습니다.

그 사람은 배우 박보영을 닮았었다.

 

얘기를 해 본 적은 거의 없었지만, 배우 박보영을 닮은 귀여운 얼굴에 성격도 명랑하고,

개인적으로, 이런 느낌의 사람을 진짜 좋아한다.

 

제가 좋아하는 하체통통한 몸매, 매번 원색의 딱 달라붙는 원피스를 입던, (나중에 알고보니) 저보다 한 7살 정도 어린, 그 모임 운영진 여자였습니다.

 

매번 모임 때마다 잘 생긴 남자들에게 둘러싸여 있는 사람이라 개인적으로 얘기를 할 기회는 없었어요. 다만, 모임 운영진에게는 카톡 물어볼 필요 없이 소모임 앱에서 개인적으로 메시지를 보낼 수 있었..긴 했는데, 잘못 보냈다가는 그 모임에서 쫒겨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계속 망설이다, 용기내어 그녀에게 메시지를 보내 봤습니다.

 

“모임에서 밝은 모습이 좋아보이셔서, 괜찮으시다면 카톡으로 소통하면서, 소규모 번개로 같이 모이고 싶습니다”

 

라고, 한 30분 넘는 고민 끝에 최대한 담백하게 보냈는데, 지금 보니까 뭔 말을 하려고 하는건지.. 정말 어색하게 보냈네요 ㅋㅋ

 

하루 정도 대답이 없길래, 역시 난 망했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ㅋㅋ네! 좋아요!”

의외로 쿨하게 받아주시고 카톡아이디를 오픈해주셔서 깜짝 놀랐던 기억이 납니다.

 

진짜 카톡 한 마디 한 마디, 부담스럽게 생각하지 않게 유쾌한 표현을 써 가며, 불 피울 때 불씨 정성스럽게 살리듯 조심스럽게 대화를 했고, 저와의 대화를 재미있어 하며 분위기가 익었을 때, 날씨가 좋다는 핑계로 한강변 카페에 같이 가자고 데이트를 신청했습니다.

 

인기가 많았던 그녀는, 어떤 마음으로 평범한 나의 데이트 신청을 받아들였을까? 아직도 미스테리한 부분이다.

 

솔직히, 현실에서 같이 걸을 수도 없는 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긴장을 너무 했고, 자동차 내부세차, 초가을용 수트 및 향수 구매, 만나기 직전 샵 가서 스타일링, 우황청심환 복용 등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다 했습니다.

첫 만남. 그녀도.. 한껏 꾸며왔었던 기억이 난다.

 

그녀의 집 앞.. 역시나 그녀는 딱 달라붙는 원피스를 입고 왔고, 저는 사랑에 빠진 눈으로 흐뭇하게 쳐다봤습니다. 그녀를 태우고, 한강변 카페에 가서 같이 가벼운 식사를 했었어요. 모임에서 봤던 사람들, 운영진으로서의 고충, 그녀에게 작업을 걸었던 이상한 남자들 등 얘기부터 시작해, 취미나 여행 등, 다양하게 얘기했었고, 즐거운 분위기를 유지하기 위해 제 모든 머리를 다 썼던 것 같아요. 다행히도, 그녀와 저는 이야기가 잘 통해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몇시간이나 대화했고, 다음 드라이브 일정을 잡으면서, 그녀와의 관계는 썸으로 발전했습니다.

그 다음 만남, 그녀가 바다를 좋아한다 하여 오이도로 드라이브를 갔습니다.

그녀와의 두 번째 만남이 있었던 추억의 장소, 오이도

 

차 안에서 쉴새없이 대화를 나누고, 경양식집에서 저녁을 먹고, 시장바닥 같은 오이도에서 폭죽을 터뜨리며 서로 사진을 찍어줬습니다.

“오빠~ 뭣하러 폭죽까지 준비했어요~”

하는 그녀의 말에, 우리의 만남에 추억을 남기고 싶어서 그랬다고, 앞으로도 이렇게 추억을 많이 만들어 주고 싶다고 대답했는데, 그녀가 감동하며 사랑에 빠지는 듯한 표정을 짓더라구요.

불꽃 튀기는 폭죽 (스파클라) 을 서로 흔들며, 처음 손을 잡았던 기억이 납니다.

 

하루에 거의 2시간씩 통화를 하며 사랑을 속삭였고, 다음 만남 때, 강남역 쪽 스카이라운지에서 향수를 주며 고백했고, 성공했습니다.

“오빠 나는 소개팅을 한번도 해 본적 없어요.”

정말.. 제가 원하던, 매력적이기 때문에 소개팅에 나올 새가 없었던 그런 사람을 사귀게 되었던 것입니다.

 

그녀가 저를 좋게 봤던 부분에 대해서 이야기합니다.

“중학교 때 까지는 공부를 잘 했는데, 고등학교때 방황해서 대학교는 전문대를 나왔어요. 그래서 공부를 잘 하시는 분들을 보면 참 멋있다고 생각해요. 학벌 콤플렉스가 있어서 열심히 살고 있어요.”

제 학벌이나 직장, 지적인 모습에 매력을 느꼈다고 하셨고,

“오빠는 이해심도 넓고 동안이고 꼰대도 아닌 것 같아요”

케미도 잘 맞는다고 하셨고,

“오빠는 심성이 참 착한 사람인 것 같아요”

모임에서 분위기 어색하고 사람들이 자기 체면만 차릴 때, 제가 소개팅 썰 등 재미있고 망가지는 얘기를 하면서 모임 분위기를 풀려고 노력했던 적이 있는데, 운영진으로서 그런게 호감이었다고 그녀는 이야기했습니다.

역시, 소모임 안에서도 좋은 이미지가 되는 게 중요하구나. 그 때 깨닫게 되었다.

 

저에게 말을 걸진 않았어도, 좋은 감정은 가지고 있었던 것입니다.

나중에 깨지고 나서 다른 사람과 만난 그녀의 카카오톡 프로필사진을 봤는데, 진짜 10살 차이는 나는 것 같은.. 탈모가 심하신 남자분을 만났더라구요. 그 분은 남자의 외모는 아예 안 보는 것 같았어요.

그랬습니다. 그녀는 저의 내면을 보고 저를 만난 것이었습니다.

 

처음에, 이 여자와의 데이트는 너무나도 즐겁고, 열정도 넘쳤습니다.

체력이 정말 좋아서 피티나 필라테스를 하루에 두 타임씩 듣고, 그것도 모자라서 영어학원, 재테크모임과 소모임 운영진까지 하던 그녀.. 알고보니 그녀는 불 같은 사랑을 하는 사람이었고, 저를 열정적으로 좋아해 줬습니다. 한달 동안은, 일주일에 두세번씩은 만났던 것 같아요. 서로 손편지도 교환하고, 서로 만나서 하고싶은 100가지의 위시리스트를 교환하며 영원한 사랑을 다짐했었습니다.

한번은 롯데월드에 가서 하루종일 같이 놀고, 회전목마 앞에서 커플들이 많이 찍는, 손잡고 마주보는 사진을 찍었습니다.

 

(사진 예시) 어색하게 있다 보면 저런 포즈를 하라고 사진사 아저씨가 권유한다.

 

사진을 친구들한테 보냈었는데, 친구들이

“야~ 니가 이 조합이 말이 된다고 생각해? 지금 넌 말도 안되는 사람을 만나고 있는거야”

라고 하더라구요.

 

저는 사실, 연애할 때 다른 조건은 많이 필요 없었던 것 같아요. 제가 이성적으로 느낄 수 있는 얼굴과 몸매, 그리고 저와 잘 맞는 성격.. 이게 제일 중요했고, 그런 측면에서 이 여자는 저를 200% 만족시켜 주는 사람이었습니다.

저는 30대 이후 제가 건어물남이 된 줄 알았는데, 이 여자를 만나면서, 20대 초반에 느꼈던 첫사랑을 사귈 때의 설렘과 가슴 터질 것 같은 느낌, 너무 행복하다는 감정을 정말 오랜만에 느꼈던 것 같습니다.

 

맛집, 드라이브, 여행 등, 함께 추억을 쌓고 있던 와중,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그날도 하루종일 같이 붙어있었고, 커플좌석이 있는 카페에서 꽁냥꽁냥 얘기를 나누던 중이었어요.

 

“나 어제 헬스장에서 등근육 했어~ 어때요 오빠~?”

자기를 만져보라고 애교를 부리던 그 분은,

“내 몸 중에 어디를 키웠으면 좋겠어~?”

라고 물어보더라구요. 저는 음.. 지나고 나서 생각해 보면 그냥 다 괜찮다고 했어야 했는데

 

“음.. 가슴..?ㅋㅋ”

 

이렇게 얘기를 했어요. 저는 사실.. 그냥 장난으로 얘기했었던 건데,

“… 집에 가자”

표정이 굳어지더니 가방을 매고 바로 나가더라구요. 차에 탄 그녀는 창밖만 바라보며 말이 한마디도 없었습니다.

모든게 다 마음에 들어서 그냥 장난으로 얘기한 거라고 해도 그녀의 표정과 분위기는 돌릴 수가 없더라구요.

저에게 이해심 많고 무슨말을 해도 웃어줬던 사람인데,

나는 솔로 영숙님의 '산전수전' 같은 느낌이었을까....

 

제가 그녀 마음속의 깊은 상처를 건드린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몇날 며칠.. 진심어린 사과를 해도 그녀의 마음이 풀어지지 않았고, 그 이후에는 통화도 카톡 대답도 예전같지 않았던 것 같아요. 서로 콩깍지가 벗겨진 것이죠.

그러다 보니, 저도 그녀에게 얘기하진 않았지만 이상하게 생각하고 있던 점들, 덮어두고 있던 것들이 계속 생각나더라구요.

키스 등 (그 이상..) 을 할 때 영어로 비속어를 하고 화내고 거칠어지는 거라든가, 모임에서 밤늦게까지 여러 남자들을 만나는 것, 제가 회사에서 무리했는데 당일 만남을 원하는 것 등등.. 여러 가지가 있었던 것 같고,

그녀도 저의 말투나 생각하는 방식에 대해서, 이상하게 느끼고 꼬투리를 잡는 것이 많아졌습니다. 

저도 모르게, 만남 때 조금 피곤한 구석을 내비치거나.. 했던 것 같고, 그 여자도 제가 초심을 잃었다고 생각했을 것 같아요.

 

그렇게 둘 사이에 금이 가고 연락도 시들해질 때, 결정적으로 끝나게 된 계기가 있었습니다.

당시, 제가 정말 마음에 드는 여자친구를 만나서 행복하다고 주변에 많이 얘기했었습니다. 그랬더니, 저와 10년지기였던 한 친구도 흥미를 보이며 제 모임에 가입했었습니다. 그래서, 저도 당시 제 여자친구에게 제 친구 잘 부탁한다고 얘기를 했었어요.

근데, 알고 봤더니 왜그런진 모르겠지만.. 제 친구가 나이를 2살 속여서 가입했더라구요? 제 당시 여친이 그걸 알고는 불같이 화내면서 당장 탈퇴하라고 했습니다.

저도 제 친구가 잘못한 걸 당연히 알았는데, 10년 동안 저에게 도움을 많이 줬던 친구라.. 나이를 제대로 수정하면 한번 봐줄 수 없냐고 몇 번 부탁을 했지만, 운영진이었던 그녀는 한번 이런걸 본 이상 절대로 모임에 끼워줄 수 없다고 하더라구요.

이런 이야기들을 하면서, 서로 다르게 생각하는 점들을 느끼며 더 차가워진 것 같아요. 그녀는 제가 그녀의 편을 무조건 들어주길 바랬겠지만, 친구의 편을 들어주니 저에게 많이 실망을 했을 겁니다.

 

여자친구와 멀어지면서까지 제 친구의 편을 들어줬는데, 그럼 제 친구는 지켰을까요? 그것도 아니었습니다.

제 친구도 자존심이 강한 사람이라, 한번 놀려고 가입한건데 이게 뭐 어떠냐고(?) 저에게 미안하다고 하지도 않고 일방적으로 저와 연락을 끊어 버리더라구요. 결국, 저는 둘 다 잃은 최악의 선택을 하게 되어버린 것이었습니다. 참내... 얼마전에 다른 친구 결혼식에서 얼굴 보고 인사하기는 했습니다.

 

이 사건을 거치며 그녀와는 연락을 거의 하지 않게 되었고, 결국..

 

“오빠는 이제 날 좋아하지 않는 것 같아요. 일주일 동안 생각해 보고 연락줘요. 나를 좋아하는지..”

 

라고 연락이 왔습니다.

 

처음 시작할 때는 서로 너무나도 좋아했었지만, 갈등 상황이 닥쳤을 때 극복하지 못했기 때문에 더 이상 관계 지속이 어렵다고 생각되어 헤어지자고 이야기 했고, 그렇게 끝났습니다.

 

그리고 소모임 어플은 탈퇴했고, 지금까지도 가입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때는.. 이런 사람 또 만날 수 있겠지 라는 생각을 했었지만, 그 때 이후로는.. 소개팅 상대로, 저를 그정도로 두근거리게 해 주는 분은.. 거의 없었던 것 같아요.

시간이 지나고 나니, 후회도 많이 되었습니다.

너무 내가 인간관계에 미숙했던 것이 아니었을까.. 갈등상황에서 상대방의 마음을 더 생각했다면 어땠을까? 연예관계에 있어서도 상대방에 대한 소중함, 그리고 초심을 생각하게 되는, 더 성숙해지는 계기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어쨌든, 돌이켜 보니, 노력이 많이 필요하긴 하지만, 소개팅이 아니어도, 충분히 만날 수는 있었네요. 사실 이런 방법이 정말로 이성을 만날 수 있는 정상적인 방법이고, 편하다는 이유로 제 스스로가 너무 인스턴트 같은 만남만 선호해 왔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저는 좀 내성적인 편이라, 그 다음부터는 그냥 소개팅과 결정사만 하긴 했지만, 자연스러운 만남을 원하시는 분들은 한번쯤 도전 해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꽤 지난 이야기지만, 저에게 좋은 추억을 만들어 주신 그녀에게 감사드리고, 좋은 분과 결혼하시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이야기가 많이 길어졌는데,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모두,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요즘, 제가 연애썰을 이야기하는 유튜브 채널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위에 썼던 글과 같은 내용이에요.

 

심심하시면 한번 시청해 주셔도..ㅠㅠ 감사합니다!!!

반응형
Posted by 나미비아
,


반응형

현충사입니다.

비가 내릴 듯 말듯 했던 여름 오후, 좋은 기회가 되어 찾아가게 되었습니다.

구국의 영웅, 이순신장군을 기리는 곳이지요.

정문으로 들어갑니다. 

여기는 주차장.. 주차장 잘 되어 있고 무료니 걱정 안하셔도 됩니다.

버스도 오는 것 같더라구요!!!

매주 월요일은 휴관일이라고 나와 있습니다.

현충사 홈페이지를 참고하시길...

정문을 들어가면 나오는 풍경.

널찍하고 조용하고.. 산책하기 정말 좋은 곳입니다.

 

왼쪽 산 같이 되어 있는 부분은 이순신장군과 관련된 물건을 전시한 박물관 (들어가진 않았음)

오른쪽으로 쭉 갑니다.

문도 나오고 길도 계속 나오는데 사진을 자세히 찍진 않았어요.

분위기만 보세요!!ㅋㅋ

이렇게 호수 같은 곳도 나오고...

들어가다 보면, 놀러온 아이들과 가족들의 웃음소리가 조금씩 들려요.

그래도 탁 트여 있는 공간이라 신경쓰이지 않고...

요즘에 이런 공간이 많이 없는데, 아이가 생긴다면 이런 곳에 한번 와서 아이들의 에너지를 빼는 (?) 것도 좋겠다 생각했어요.

호수에 있던 잉어들... 사람들이 오니 먹이주는 줄 알고 몰려들더라구요.

먹이를 주지 말라고 써 있긴 하지만 ㅋㅋㅋ 가끔씩 사람들이 과자부스러기 같은거 던져주시는 듯..

조금 더 걸어올라가다 보니, 보호수도 보였어요.

예전 전주 한옥마을에도 많았던 은행나무...

벌레가 잘 꼬이지 않아, 선비의 상징이라고 하여 예전에 많이 심었던 나무라고 합니다.

 

하지만 요즘에는 가을 냄새 때문에 선호하지 않는 나무이기도 하지요..

널찍한 곳 따라서 다시 걸어갑니다.

이순신장군 생가를 복원해 놓은 곳도 있습니다. 

안쪽은 그냥.. 평범한 한옥집입니다.

비가 오지 않으면 활쏘기 체험도 운영하나 봅니다.

화살 쏘고 나면 직접 주워와야 한다고...

그건 그렇고, 저렇게 멀리까지 활을 쏘고 주워올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이곳저곳 잘 구경하면서, 언덕을 올라가다 보면 보이는 충의문

이순신장군의 영정을 모셔놓은 곳입니다.

아참, 이순신장군의 묘는 여기에서 한 몇키로 떨어진 곳에 있어요.

왜 따로 관리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예전에 있던 현충사를 흥선대원군 시절 우상숭배 하지 말라고 없앤 다음,

일제시대 때 후손들이 돈을 모아서 새로 땅을 사는 과정에서 그렇게 되지 않았을까 상상을 해 봅니다.

올라가 봅니다.

향을 계속 피우고 있더군요.

묵념 하고 왔습니다.

이 다음은 그냥 쭉~ 내려와서 산책을 마무리지었습니다.

 

아산 쪽, 수도권에서 사는 저에게 약간은 낯설고 멀어보이는 곳이지만, 

현충사는 관리도 잘 되어 있고, 애국심도 생기고 (?), 조용하고

놀러오기 좋은 곳이었습니다.

 

다음에 기회가 되면 한번 더 가는 걸로...

반응형
Posted by 나미비아
,


반응형

 

인기는 없지만, 얼마 전부터 블로그의 내용을 유튜브 영상으로 만들어서 올리기 시작했습니다..! 근데, 글로 하는게 더 제 생각을 잘 표현하게 되긴 하더라구요.

 

안녕하세요 여러분, 반갑습니다.

 

이제몇 달 있으면 39.. 이네요..

이번달, 9월에도 한 6명 정도 결정사, 그리고 지인 소개팅을 했는데, 언제나 그랬듯, 거절하고, 거절당하고.. 그랬네요. 정말 이런 의미없는 행동들.. 지치고, 이제는 그만 하고 싶습니다.

외톨이의 특징..ㅠㅠ 대인기피 무기력, 우울.. 밤 낮이 바뀜 등등... 이거 나잖아?

 

소개팅이 없을 때는, 거의 아무 일정이 없어요.

집에서 그냥 우두커니 앉아 과거의 만남들을 생각할 때가 있습니다.

소개팅 어플의 존재를 알게된지 5, 그리고 결정사를 한지 1..

정말, 수많은 만남들이 있었는데요,

오늘은, 그 긴 시간동안 소개팅 어플과, 결정사 만남을 하면서 느꼈던, 두 방법의 장단점에 대해서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이것은 그냥 제가 느낀 점을 말씀드린 것이고,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는 점을 말씀 드립니다)

 

 

첫번째로, 제일 궁금하실 부분, 외모 관련입니다.

이러면 조금 그렇긴 하지만,, 쉽게 설명하기 위해, 만날 수 있는 이성의 외모 및 몸매 수준을.. 1부터 10까지 라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 다들 예상하시겠지만, 어플에서는 그야말로, 1부터 10까지 다양한 여성들을 볼 수 있습니다.

 

어플의 장점 #1: 예쁘고 괜찮은 이성도 존재한다. 어필은 당신의 몫!”

 

저는 그리 잘 생긴 편은 아니지만, 정말 가~, 기적처럼 외모도 성격도 10인 여자들과 매칭되서 만난 적이 몇 번 있었습니다.

 

현실에서도 충분히 연애를 할 수 있는 사람들인데, 그냥 가벼운 마음으로, 아니면 정말 자기가 100 퍼센트 이상 만족할 수 있는 사람을 만나려는 목적으로 가입을 하는 거겠지만, 문제는, 저에게 이런 사람들은 닿을 듯 말 듯 하면서 닿지 않는 존재였다는 것입니다.

물질적으로도, 심적으로도 제 최선을 다 하며 원찬스를 노리지만, 몇 번의 설레는 만남 끝에, 결국 그들은, 제 마음에 큰 상처만 내고 저를 떠나가게 됩니다. 그리고, 그들은 얼마 안 있어.. 자기 수준에 맞는 상대를 찾아가게 되더라구요.

안그럴려고 하지만, 노력한 만큼 검게 타버린 마음의 상처는 다음 만남에도 여러가지로 부정적인 영향을 줍니다. 이런 몇 년의 고통스런 과정을 거쳐, 저도 제 수준에 맞는 사람을 만나야겠구나.. 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어플은 남초라는 말이 있더라구요. 웬만한 여성분들은 하루에도 수십개의 매칭요청 메시지를 받는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괜찮은 여성분들을 어플에서 만날 수도 있지만, 현실보다도 더 경쟁이 치열할 것이라는 걸.. 아셔야 할 것 같습니다. 물론, 과거의 저도, 현질을 통해 수많은 여자분들에게 매칭요청을 보낸 적이 있었고, 여러 여자들 중 잰 적도 있었다는 점, 부정하지 않겠습니다. 지금은..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인기가 없네요.  

 

어플의 단점 #1: 상대방 어장 속의 물고기가 될 확률이 크다. 그 중의 No.1 이 되시길 기원하겠습니다.”

 

저의 이상형 같은 분들 1
저의 이상형 같은 분들 2

제 이상형을 어플에서 만난 적이 몇 번 있는데, 이 사람이 떠나갈 걸 알아서 불안하면서도, 만난 그 순간만큼은 행복하긴.. 하더라구요. (ㅠㅠ)

여러분도.. 행운을 빕니다.

 

다시 앞으로 돌아가서, 어플에서 외모기준 1부터 10까지 보인다고 한다면, 결정사에서는 3부터 7정도까지는 보이는 것 같습니다.

 

결정사의 단점 #1: 어플에 비해 상대적으로 외모가 떨어진다. 하지만 그건 본인 수준일 수도..”

 

결정사는 여자분들이 더 비싼 회비를 내고 들어온다고 들었습니다. 그러므로, 현실에서 만날 수 있는 사람이 부담스러운 금액을 내고 결정사에 들어오는 경우는 거의.. 없겠지요.. 그야말로, 결정사는, 2부리그인.. 셈입니다.. 그러나, 어플에서 가끔씩 보이던 1점짜리 외모 여자분은 보이지 않았는데, 결정사 자체적으로 관리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아 맞다, 그리고, 제가 올해 9개월 동안, 미차감 포함해서 딱 14번 정도 만남을 가졌는데,

티비에 나오는 유명 정치인 집안이나, 의사집안, 기타 금수저집안 등, 집안 좋은 분들은 꽤 소개받았지만, 단 한명도, 몸매가 좋은 분을 소개받지는 못했습니다. 그래서, .. 이런 말 하면 조금 그럴 수 있지만, 30대 남자들에게, 조건보다는 여자의 몸매가 굉장히 중요한 요소구나.. 라는 것을 간접적으로 깨닫게 되었습니다.

 

찾아봤는데, 역시..! 남자는 몸매였다. 사실 나도 몸매.. 좋아하지만, 내 수준을 알고 어느정도 내려놨다..ㅜㅜ 너무 뚱뚱하지만 않으면.

 

물론, 제 담당 매니저님이..

 

(만나뵌 적 없지만, 듀오 커플매니저는 이런 이미지일 듯..?)

아니 왜 안만나세요~ 이 사람 참하고 괜찮은데.. 한번 만나봐요~

 

수많은 경험을 통해, 저와 결혼 가능성이 있는 동등한 레벨의 여자분을 소개시켜줬을 거라 예상이 되구요, 그런 분들을 보면서 제 수준을.. 깨닫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결정사에도 더 외모도 좋고 괜찮으신 이성이.. 있을.. 수도.. 있지만, 거기까지는 경험을 해 보지 못해서.. 말씀을 못.. 드리겠습니다..ㅠㅠ

반응형

 

, 그리고 외모얘기를 하니까 추가로, 프로필 사진과 실제가 다른, “프사기에 대해서 이야기를 안할 수가 없네요.

어플은.. .. 그냥 정글이죠 뭐. 요즘 워낙 사진 편집 어플도 많고, AI 사진 올려놓으신 분들도 많더라구요. 프사기 당한 경험이 저는 꽤 많은데요, 얼굴 사기도 열받지만, 더 열받는 건 몸사기였습니다.

 

몸사기의 예. 이것보다 훨씬 심했어요. 분명히 날씬한 전신사진이었는데, 만나보니 너무 뚱뚱해서 깜짝 놀랐던 기억이. 누끼를 땄나.. 어떻게 했을지 정말 궁금.

 

사진을 어떻게 처리하는지 모르겠는데, 사진보다 정확히 몸이 두 배 정도 되시는 분이 나온 적이 몇 번 있었습니다. 사진으로 미리 판단하는 것도 정말 힘들더라구요. 그냥, 사진과 똑 같은 사람이 나오기를 신에게 비는 수밖에 없습니다.

결정사는, .. 듀오에서는.. 의도하신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애초에 사진 해상도가 그리 높지 않습니다. 그래서 살짝 알아보기 힘들 때가 있구요.. 그래도, 매니저분이 관리를 해서 그런지, 알아보지 못할 정도의 프사기까지는 없었던 것 같습니다.

 

, 이어서, 진지함과, 매너에 대해서 비교를 해볼게요.

 

어플의 단점 #2: 넘쳐나는 비매너 속에 상처만 쌓인다. 흔남 한정..”

 

물론 어플에서 진지하고 좋은 사람들도 많이 만나봤지만, 정말.. 별별 사람들이 다 있더라구요. 그래서, 제 유튜브 채널과 블로그에서 제가 어플만남으로 겪었던 일들을 썰로 풀고 있는데, 아직 에피소드가 굉장히 많이 남았습니다..ㅠㅠ

 

어플에는, ‘당파라는 말이 있습니다.

제가 최근에 겪었던 한가지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금요일에 매칭이 되었고, 그 주 일요일 정오 정도에 만나기로 해 놓고, 여자분과 이야기하다가 관심있는 음식점이 있으시다고 해서, 제 선입금까지 내고 음식점 예약을 했었습니다.

그리고, 일요일 아침 10시 정도에 만남 확인 카톡을 보냈더니,

 

"제가 오늘 오전 9시에 스카이피플 익명 게시판에 이 상황에 대해 글 올려봤는데, 다들 파토났다고 하면서 다른 매칭 잡으라고 하던데요? 연락을 안하시길래, 점심때 다른 매칭 잡았어요"

 

이런 식으로 얘기하고, 당일 이른 시간에 확인 연락을 안했다는 이유로 (?) 차단을 하더라구요.

어이없던 제가 문자로 따지니, 제가 늙고 이해심도 없고 왜 결혼 못했을지 알겠다고 인신공격까지.....

아예 말이 안통해서 그냥 더이상 안보냈습니다.

 

당일 예약 취소로 음식점 예약 선입금 날린 것도 짜증이 났었지만,

제가 더 어이없었던 부분은, 약속을 정했는데, 자기 마음대로 생각해서 제게 확인도 안하고 일방적으로 파토를 내는 것이었습니다.

지인이었으면, 과연 이렇게 했었을지 의문입니다!!!

익명게시판에 물어봐서 그렇게 결정했다는데, 앞으로의 의사결정도 계속 스카이피플 익명게시판에서 했음 좋겠네요ㅋㅋ

 

이것 말고도,

 

(모 블로그에 올라와 있는데 재미있어서 가져옴.. 당파의 원인)

 

갑자기 약속을 취소하거나 잠수타는 경우, 혹은 이것보다 더 기상천외한 일들이 어플에서는 정말 많이 벌어졌는데, 제 과거 글에 그 사례들.. 많습니다. 이런 비매너 행위를 어플에 신고하면, 어플에서 쓸 수 있는 사이버머니를 일부 주긴 하지만, 상대방에게 가해지는 제재는 거의 없다 보니, 이런 일들은 지금도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습니다.

솔직히 까놓고 얘기하면, 상대방이 제가 많이 아쉬우면 이런 짓을.. 하진 않겠죠. 얼마든지 다른 매칭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일어나는 일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에 반해, 결정사에서 이런 짓을 하면, 바로 매니저분에게 따귀를 맞을 겁니다.

 

 

결정사의 장점 #1: 만남까지는 100% 이어지는, 매니저에 의해 관리되는 깔끔한 시스템

 

매니저분이 중간에서 각자의 연락을 받아 약속 장소 및 시간을 정하고, 상대방의 전화번호는 비공개했다가 약속 전날, 혹은 당일 아침에야 가르쳐 주십니다. 매니저분이 그러시기를, 약속 전에 미리 연락하다가 문제가 생기는 경우를 종종 봐서, 되도록이면 연락하지 말라고 하시던데, 저도 동의하는 바입니다.

 

약속 장소를, 당사자간의 요청이 없는 한, 대부분 카페나, 적절한 가격의 음식점으로 정해 주시는데, 따라서 미리 연락을 할 필요도 없고, 만남 전에 트러블이 생길 여지도 거의 없는 깔끔한 방법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어플처럼 일방적인 약속 취소를 해버리면, 패널티로 유료 만남 기회를 하나 없애버리기 때문에, 일단 만남은 거의 100% 성사된다고 보면 되겠습니다.

 

(한 70% 정도는 이런 카페에서 만났는데, 금전적으로도 부담이 적어서 좋았고, 자연스럽게 "다음엔 밥먹을까요" 이런식으로 애프터를 잡을 수 있는 점도 좋았습니다.)

 

 

결정사를 하다 보면, 매니저분과 가끔씩 통화를 하게 되는데,

 

"회원님~ 잘 지내셨어요~?"

 

나이 든 노총각이라 답답하고 조바심도 나지만, 이성을 소개시켜줄 수 있는 프로페셔널한 사람이 오프라인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만으로도 조금 안심이 될 때가 있습니다. 약간 사무적으로 말씀하시긴 하지만, 그래도 위로나 격려의 말씀 해주실 때마다 힘이 나더군요.

 

 

결정사의 장점 #2: 매니저분의 존재로 멘탈 케어가 어느정도 된다

 

그런데, 결정사의 만남 자체는 굉장히 느립니다. 매니저분에게 닥달을 하지 않는 이상, 2주에 두명 정도 프로필을 보내주시는 것이 일반적이구요, 두명 프로필을 다 거절하면, 2주를 다시 기다려야 합니다.

가끔, 제가 소개받지 않은 상대방이 제 프로필을 보고 만남 요청을 먼저 할 때가 있어서, 추가적인 만남이 수시로 있기는 합니다.

 

결정사의 단점 #2: 만남 진행이 느리다

 

반대로, 어플은 뭐.. 원하면 무한대로 상대방의 카드를 깔 수 있겠습니다. 전 사실, 5년동안 어플에 한 700만원은 쓴 것 같습니다. 이성이 없어서 우울할 때, 20만원 정도 결제하고, 수십개의 카드를 한꺼번에 오픈해서 마음에 드는 이성에게 일일이 매칭 요청 메시지를 보냈던, 열정으로 가득찼던 예전이 생각 나네요..

 

어플의 장점 #2 : 원하면 무한대로 이성을 소개받을 수 있다. 매칭 성공까지는 아니지만..”

 

 

이렇게 어플에서 많은 이성을 소개받을 수 있고 짧게 사귄 적도 꽤 있지만, 몇몇 분들은, 뭔가 일상에서 사귀는 것과 다른 느낌이었던 것 같습니다.

 

어플에서 어떤 여자분을 한 한달 정도 사귄 적이 있는데, 그녀의 소개 카드에 그녀의 정보는 거의 하나도 나와 있지 않았고, 제가 아는 건.. 그냥 그녀는 대졸에 사무직 회사원이라는 것뿐이었습니다. 그에 반해, 저는 학교, 직장 모든 걸 어플에 인증했었고, 그녀도 알고 있었습니다. 이젠 사귀는 사이니까, 조심스럽게 출신 대학교랑 직장을 물어 봤더니,

 

오빠, 내가 왜 대학교를 가르쳐줘야 돼? 기분 나쁘네? 날 못믿어? 안 가르쳐줄거야.”

 

이러고, 자기도 제 대학교나 회사를 굳이 알고 싶지 않았는데, 알아서 보여줘놓고 왜 가르쳐달라고 하냐면서, 헤어질 때까지 결국엔 가르쳐주지 않더라구요. 어이가 없었습니다.

(데이팅앱은 여러가지 의미로 그냥 정글이다. 좋은 사람을 만나길 바라는 수밖에.)

 

이렇게 정보를 모르는 것도 문제지만, 마음만 먹으면 정보를 속이는 것도 가능하다고 하니, 어플에서는 여러가지로 좋은 사람을 만나길 바라는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어플의 단점 #3 : 상대방에 대한 정보를 충분히 알 수 없다. 속이거나, 과장할 지도..”

 

그에 반해, 결정사에서는 잘 알려져 있듯, 학력, 직장 등, 기본적인 정보는 비교적 확실하게 인증하고 상대방에게 보여집니다. 상대방 부모님의 직업을 매니저분이 이야기할 때, 사업하시는 규모를 실제보다 조금 더 크게 소개해주신 경우가 있긴 했는데, 그거야 뭐, 어플에 비하면 애교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결정사의 장점 #3: 인증이 확실하다

 

, 어플과 결정사를 하면서 제가 느낀 장점, 그리고 단점은 이정도로 정리될 수 있겠습니다.

제가 계산해 보니, 어플과 결정사에만 어느새 1000만원 정도를 썼더라구요.

(만남 플랫폼에만 이정도 썼으니, 여성분들에게는 훨씬 더 많이 썼을 듯 합니다. 후회되는 나의 과거..)

 

어렸을 때 취미생활이나 각종 인맥 네트워킹을 부지런히 했다면, 그리고 기회가 많았을 때 좋은 인연을 잡아 결혼했더라면, 이런 낭비가 없었겠지만, 지나고 나서 후회해 봤자 소용이 없네요. 그래도, 나이가 더 들면 인연을 찾기 더 어려워지기 때문에, 저는 무리해서 돈을 더 들이더라도.. 어플과 결정사를 병행하며 1%의 가능성이라도 높여볼 생각입니다.

 

올해 어플 한번, 결정사 한번, 두번의 짧은 만남이 있었는데요, 두번 다, 처음에는 잘 해보자고 웬만한건 다 맞추면서 살자고 생각했지만, 갈수록 너무 성격이 드세지고, 제게 요구사항이 너무 많아지고, 맨날 혼나기만 하다가 지쳐서 제가 먼저 끝냈었습니다.

 

그렇게 아까운 세월을 날려 버렸고, 그냥 아무것도 안하고 놓아버리고 싶은 마음이 크지만, 제 마음이 힘든 것은 누구도 알아주지 않기 때문에, 다시 한번 일어서 보려고 합니다. 올해가 얼마 남지 않았네요.

 

비슷한 처지의 분들이 계시다면, 힘내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반응형
Posted by 나미비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