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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당히 인생 방관자로 살다, 40살이 되어 뒤를 돌아보며 후회하다.

 

 

수능 공부로 한창 힘들었던 고3 시절, 저는 차가운 밤공기를 맞으며, 야자를 끝내고 터덜 터덜 집으로 향하고 있었습니다.

학창 시절, 당시 이정도까지는 아니었지만 꽤 어려운 시절이 있었다.


그래도, 힘들고 지친 저를 달래주는 유일한 낙이 있었는데, 바로 제 미래의 모습을 상상하는 것이었습니다.

“10년, 그리고 20년이 지나면 나는 어떤 삶을 살고 있을까?”

막연하지만.. 

 

사회적으로 큰 영향을 끼치는 명예로운 사람이 되고, 

 

돈도 남들이 부러워할 만큼 많이 벌고 싶었습니다.

나도 풍족하게 살지만, 부모님을 비롯해 주변사람들도 도와줄 수 있는 그런 멋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또한, 풍부한 인생경험과 지혜를 바탕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옳은 방향을 제시할 수 있는, 인자한 선생님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었죠.

나도 정말정말 결혼하고 싶었는데, 바라만 봐도 너무 기분좋고 설레는.. 행복해지는 그런 사람과.


나랑 결혼하게 될 사람은 과연 누구일까..? 이것도 상상해보곤 했습니다. 

생각만 해도 설레는 것을 넘어서, 뭉클하고 가슴이 부서질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그런 사람과 결혼해서 행복하게 살고 싶다고.. 그리고 믿음직한 가장이 되어 행복한 가정을 이끌겠다고,

여자를 한번도 사겨본 적이 없었던 그 때의 저는, 그렇게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나이 마흔, 어느새 독거노총각이 되어 버린 나...


그로부터 약 20년이라는 세월이 흘러버린 지금, 원룸 책상에 우두커니 앉아 예전에 상상했던 저의 모습이 어느 정도 이루어졌는지, 곰곰이 돌아보았습니다.

우선, 명예롭고, 돈도 많이 벌고, 사람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주는, 그런 사람이 되었을까..

저는 어렸을 적, 부모님의 말을 잘 듣고, 시키는 건 잘 하는 학생이었습니다. 좋은 대학교에 가기를 원하셨고, 그걸 잘 따르기만 하면 됐습니다. 마치.. 예전 사람들이 북극성을 보며 항해했던 것 같이 말이지요.

하지만, 대학생이 되고 나서부터는 상황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더 이상 저에게 어떻게 해야 한다고 강력한 목표를 제시하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제 인생에 영향을 끼치던 부모님의 목소리도 점점 멀어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어떻게 살아야 할지, 어떤 곳에 에너지를 쏟아야 할지 잘 몰랐습니다. 그냥, 눈치보이지 않을 만큼의 중위권 성적을 받으며, 게임하고, 술먹고, 자고.. 대부분의 시간을 그렇게 보냈죠. 외국어 등등의 공부를 하긴 했지만, 그걸 해서 뭐에 써먹어야겠다는 목표가 없었기 때문에, 점점 실력이 퇴화 되었던 것 같습니다.

물론, 인생에서 조언을 해 줬던 사람이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열심히 사는 사람들, 목표를 이루기 위한 과정에 있는 사람들이 분명히 있었고, 그들이 한마디씩 툭툭 조언을 던져주거나, 자신의 삶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런 얘기를 들어도.. 저는 미래에 대한 아무 생각이 없었기에 조언을 실천하지 않았고, 결국 그 사람들은 본인만의 성공의 길을 걸어가며, 저에게서 멀어졌죠.

남들 하는 것처럼 취직하고 나서도, 난 남들과 다르고 더 가능성 있는 사람이니, 더 잘 될 거라는 막연한 자신감은 있었지만, 제 삶을 변화시키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은 없었습니다. 인생을 바꾸기 위해 피나는 노력을 하며 살아가고 결국에는 이뤄가는 사람들을 보며 응원하긴 했지만, 저 자체는 시작하기 두렵고 어렵다는 이유를 대며 하지 않았고, 허무주의에 빠져 인생을 관망하게 되었습니다. 인생에 대한 고민을 치열하게 하지 않으니, 생각하는 능력 자체도 예전보다 성숙해지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내가 마지막으로 열심히 공부해서 올인했던 주식은, 원금의 1/10 으로 떨어졌다. 왜 내가 국장을 했을까...


돈을 벌고 싶다는 생각도 있어서 주식을 열심히 하긴 했지만, 방법이 참 아쉬웠습니다. 젊으니까, 잃어도 좋다는 어리석은 생각으로, 하이리스크 하이리턴 방식의 투자, 단타나, 검증되지 않은 곳에 감정적으로 투자를 많이 했습니다. 행운의 신은 저에게 미소를 지어주지 않았고, 그 결과는 억대의 손실이었습니다. 10년이 넘는 세월동안, 재산을 불릴 수 있었던 큰 기회를 날려버리고 말았습니다.

이러한 결과, 저는 시키는 일만 잘 처리할 수 있는, 능력없고 평범한 직장인이 되었습니다. 그 대가로 어느 정도는 먹고 살 수 있게 되었지만, 경제적 자유를 이뤘거나, 여유로운 삶을 살지는 않죠. 명예롭지도 않고, 삶의 지혜도 그닥 없는 것 같아요. 부모님이 하라고 한 대로 공부해서 딱 적절하게는 이루어지긴 했지만, 그 이상 제 스스로 성공한 것이 없으니, 아직 진정한 어른이 된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난 내가 화려한 인생을 살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그것은 근거 없는 자신감일 뿐이었다. 나이 40 되고 깨달은 것. 나는 에이스가 아니었다. 그냥 평범한 사람이었을 뿐..


저는 제 인생이 빛나는 인생일 줄 알았습니다. 뭔가 특별하고, 즐겁고 행복할 것이다.. 힘들어도, 그런 믿음으로 버텨 왔죠. 꿈은 컸지만, 인생을 방관하며 막 살아오다가, 막상 이렇게 마흔이라는 나이 앞에 서니, 이제는 인생을 크게 바꿀 수 없겠다는 생각, 내 인생은 그다지 특별한 인생이 아니었구나 깨닫게 되니, 참 씁쓸합니다.

경제적 자유를 이루지도 못했는데, 언제 회사에서 짤릴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들고, 경제가 어려워 이직도 힘들 테니, 지금 다니는 회사에 매달려야 하는 현실이 참 씁쓸합니다.

이렇게, 제가 희망했던 첫번째 모습은 이루지 못한 것 같고,

두번째로, 사랑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네요.

휴..

사랑에 대해서는.. 저는 나름 노력은 했던 것 같아요.

 

지인 소개팅, 어플, 결정사, 동호회, 닥치는 대로 열심히 했었고, 심지어는 헌팅까지 했었죠. 만남 자체는 많이 가졌던 것 같습니다.

수많은 우연을 통해 진화가 일어난다는 말이 있듯이, 여자를 정말 많이 만나면 어떻게든 좋은 인연을 만날 수 있다고 믿었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중형차 한 대 값 정도를 썼죠. 유니세프도 아니고 말이죠. 그래도.. 덕분에 이렇게 만남 후기글이라도 쓸 수 있게 되었네요...

부정하고 싶지만, 눈이 높았던 걸 인정하지 않을 수 없네요. 생각해 보면, 저를 좋게 봐주는 사람은 꽤 있었고, 그 중에 좋은 사람들도 있었던 것 같은데, 제가 바라는 스타일 때문에 많이 놓쳤죠.

또, 제가, 은근히 회복 탄력성이 부족한 성격인데, 그것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던 것 같습니다.

애프터 신청이나 고백은 많이 했던 것 같은데, 노력한 거에 비해서 잘 안되니까, 주변사람들이 조언을 많이 해줬었어요. 관리를 하고, 매력있는 사람으로 보이게 노력을 하라는 말들.. 스타일링, 운동, 피부시술 등.. 여러 가지가 있었는데, 몇 달 정도는 꾸준히 하다가도, 인연의 엇갈림을 계속 경험하다 보면, 힘이 빠지고.. 역시 소용없다 싶고, 절망해서 다시 아무것도 안하는 우울한 상태로 돌아가게 되더라구요.

그리고, 제가 거절이나 나쁜 소리를 잘 못하는 성격인데, 그래서 당한 것도 많고, 그런것도 알게 모르게 제 마음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을 것 같아요. 또한, 확실하게, 가야 할 때는 가고, 인연을 끊을 때는 끊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해서 시간을 끌고, 귀중한 젊음을 날린 것도 후회가 됩니다.

이렇게, 제가 바랬던 두 가지..를 이루지 못한 채, 나이 마흔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돌아보니 씁쓸하네요.

시간으로는 인생의 가을에 접어들었는데, 현재 수확할 작물은 많지 않네요.

아직 인생의 방향을 정하지 못하고, 방황하고 있는 느낌이 듭니다.

그래도.. 이렇게 만족하지 못한 채로 제 인생을 끝낼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마음 속으로 다음 10년, 그리고 20년은 제대로 살아 보자고, 계획을 세워 보기로 했습니다.

인생을 바꾸려면 큰 목표를 세워야 하고,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몇 년에 걸친 굉장한 노력이 필요한 것을, 성공한 주변 지인들을 보면서 알 수 있었습니다.

회사를 10년간 다녀 보니, 이 회사에서 더 이상 성장하기는 힘든 것 같습니다. 팀장이나 임원이 되는 건 실력과 운이 모두 필요하더라구요. 또, 요즘 경기가 안좋아서 사람들도 퇴사를 안해요. 그러니.. 회사에서 깽판은 치지 않되, 회사 말고, 다른 곳에서 돈 / 명예 등을 어느정도 이루고 성공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10년 뒤에 이루겠다는 목표로 공부해 보기로 했습니다.

두번째로는 경제적인 것, 투자..

그래도, 오랜 투자 실패 경험으로 얻은 것이 있다면, 시장 분위기와 반대로 생각하고, 리스크를 따지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이제는 너무 근본없는 기업에는 큰 돈을 투자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세월이 주는 복리의 개념을 기억하고, 많이 버는 것보다는 잃지 않는 투자를 하기로 했습니다. 이러다 보면, 언젠가는 원금을 회복할 날이 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사실.. 월급만으로는 만족할 수 없어서, 무리 안 가는 선에서 운동삼아 대리운전과 배달 알바를 뛰고 있습니다 (한달 4~50 수준). 이러한 노력도 나중에는 빛을 봤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은 사랑.. 하..

노화 속도가 빨라지고 있는 걸 몸으로 느낀다. (..백종원 선생님은..?!)


다른 거는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이건 조금 모르겠습니다. 40대가 된다는 건, 상대방 여성 입장에서도 이성적인 호감이 상당히 떨어질 것 같다는, 느낌이 있네요. 쉬운 상황은 절대 아닌 것 같습니다. 안그래도 못생겼는데, 외모 전성기가 지나가고 있는 상태에서 제 매력을 어필하는 게 쉬울까.. 그래도 시간을 되돌릴 수 없고, 저는 결혼을 꼭 하고 싶으니, 어떻게든 해 봐야죠.

이성 상대방이.. 나이 많은 남자에게서 기대하는 게 뭐가 있을까 생각해 봤습니다. 능력, 성숙함, 배려심, 자연스럽게 풍겨져 나오는 여유로움, 말을 조리있게 잘 하는 것 등.. 여러가지가 있겠죠.

그래서, 저도 지금보다는, 조금 더 어른스럽고, 멋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 더 노력해야 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어느 정도 운도 필요한 것 같긴 합니다. 새해에는, 저를 좋아하는, 그러면서도 제가 좋아할 수 있는 어떤 좋은 사람과 꼭 인연이 닿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인생이 참.. 짧네요. 2024년도 고생 많이 하셨구요, 2025년도 더 행복한 인생을 보내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결혼하신 분들은 남편 아내와 함께 행복하고, 결혼 안하신 분들은 꼭 괜찮은 상대방을 만나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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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나미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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